<p></p><br /><br />대형 시중은행들이 청탁을 받은 어느어느 집 자제를 선발하기 위해 면접 점수까지 조작한 사실이 최근 드러났었지요. <br> <br>이들을 뽑아주느라 억울하게 탈락한 청년 지원자들은 아직도 속앓이만 하고 있습니다. <br> <br>김유림 기자가 '더깊은 뉴스'로 취재했습니다.<br><br>[리포트]<br>"평등한 기회 / 공정한 과정 / 정의로운 결과" <br> <br>[취준생] <br>"정유라가 그런 말을 했잖아요. 능력이 없으면 부모를 탓해라." <br> <br>[임모 씨 / 하나은행 최종면접 탈락자] <br>"엄마·아빠가 은행 VIP가 아니라 미안하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예요. <br> <br>[전 은행권 인사 담당자] <br>"관행대로 해온 거죠. 특히나 서울대는 정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학교 중 하나인데." <br> <br>[은행 채용 비리, 그 불편한 진실] <br><br>[김유림 기자] <br>"건송합니다, 라는 말 들어보셨나요? 건국대여서 죄송합니다의 줄임말입니다. <br> <br>시중 은행이 이른바 SKY 출신 지원자를 뽑기 위해 건국대 등 일부 대학 출신 지원자의 면접 점수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는데요. <br><br>이런 노골적이고 대대적인 채용 비리에 청년들은 좌절하고 있습니다." <br> <br>[건국대 학생] <br>"학벌 때문에 떨어졌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죠. 재수를 해야하나. 3수를 해야하나." <br><br>소위 '힘있는 기관'들이 청탁한 지원자들을 '금수저 리스트'로 관리한 우리 은행. <br><br>이 리스트에 들어간 지원자 김모 씨는 의사 전달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면접에서 낙제점을 받았습니다. <br> <br>그런데, 최종 합격자 명단에는 버젓이 포함됐습니다. <br><br>[ 구자현 /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] <br>"청탁 명부 관리를 통해 은밀하게 금수저 전형을 진행했습니다." <br><br>KB 금융 지주의 수장인 윤종규 회장. <br> <br>윤 회장 누나의 손녀인 A씨는 국민은행 공채 서류 심사에서 최하위권 성적을 받았습니다. <br> <br>하지만, 정작 면접에서는 최고 점수를 받아 합격했습니다. <br> <br>채용 비리 사실이 드러났지만, A씨는 여전히 일하고 있습니다. <br> <br>[국민은행 관계자] <br>"네 맞아요. 근무하고 있어요. 아직은 이게, 확정된 부분이 아니잖아요." <br> <br>금감원이 감사에 나서고, 검찰은 수사에 착수했지만, 하나같이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. <br><br>[KB국민은행]<br>"청년들에게 채용 관련해서 심려끼친 건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죠." <br> <br>[우리은행]<br>"연관돼 있던 임원들은 작년에 퇴직했거나 올해 추가로 기소된 분들은 전부 다 발령 다 나셨고." <br> <br>[하나은행]<br>"채용비리 자체가 없었다는 입장은 변화가 없고요." <br><br>청탁자 명단을 직접 챙긴 사실이 드러나 사표를 낸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. <br> <br>집으로 찾아갔지만, 이 전 행장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. <br> <br> [이광구 / 전 우리은행장] <br>"(행장님이 우리은행 몸 담으시면서 책임져야 하는 자리에 계신데) 그거하고 법리적인 차원하고 다를 수도 있고 하니까." <br><br>[김모 씨 / 우리은행 최종면접 탈락자] <br>"(이거 하나 쓰는데 얼마나 걸렸어요?) 하나 쓰는 데 거의 1주일 이상." <br> <br>지난해 우리은행 등 금융기관 3곳에서 최종 면접까지 갔다가 떨어진 김모 씨. <br><br>지방대 출신이라 더 노력했는데, 속속 불거지는 채용 비리에 허탈감만 커졌습니다. <br> <br>[김모 씨 / 우리은행 최종면접 탈락자] <br>명단이 몇 명 있었다. 다른 은행도 있었다. 2017년에도 포함된다고 하니까 그때 진짜 팡 한대 얻어맞은 느낌... <br> <br>올해도 은행 공채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했지만, 우려를 떨쳐낼 수 없습니다. <br> <br>[김모 씨 / 우리은행 최종면접 탈락자] <br> '우리는 왜 이런 세상에 살고 있나, 왜 이런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나'하는 그런 자괴감, 허탈함이 들어요. <br><br>은행 인사팀에서 15년 간 일했던 취업 전문가는 이번 비리가 '빙산의 일각'이라고 말합니다. <br> <br>[석의현 / 전 시중 은행 인사담당자] <br>"솔직히 '올 게 왔다'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. 지점장이나 본부장이 (채용) 요청하면 무시할 수 없거든요. 영업 현장을 무시할 수 없으니까." <br> <br>문제가 된 은행들은 '관행이다, 내부 기준이다'는 변명만 반복하고 있습니다. <br> <br>[전지예 / 금융정의연대 간사] <br> "채용 비리에 대한 법이나 처벌 규정, 피해자를 구제하는 방안이나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으니까 비리 은행 같은 경우 처벌을 해야 하잖아요. 잘못한 건데, 범죄를 저질렀는데." <br><br>'최소한의 공정함만이라도 보장해 달라'는 청년 취업자들의 절규에 검찰과 금감원이 응답해야할 시점입니다. <br> <br>채널 A 뉴스 김유림입니다. <br><br> rim@donga.com <br> <br> 연출 김남준 <br>글구성 전다정 김대원 <br>그래픽 김승훈